“나기사야, 슬슬 일어나~”
나는 스마트폰 알람을 멈추고 나기사에게 말했다. 나기사는 여전히 침대에 누운 채로 내 몸 뒤에서 팔을 감고 있다. 나기사에게 안긴 듯한 상태라서, 나도 침대에서 나갈 수 없다. 나기사의 부드러운 몸을 등에 느끼며, 이렇게 되면 또 잠이 오려고 한다.
하지만, 여기서 또 자면 나기사도 나도 지각해 버려…… 내가 나기사의 팔을 치우고 침대에서 나오려고 하자, 나기사는 안전벨트처럼 붙잡았다.
“나기사, 정말 일어나지 않으면 지각할 거야?”
“……일어났어”
잠에서 깬 나기사가 평소보다 조금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. 뭔가 컨디션이 안 좋아 보여서 걱정이 된다. 나는 문득 생각났다.
아, 나기사, 오늘 그날이구나……
그냥 게을러서 그런 게 아니라, 정말 꽤 힘든 걸지도 몰라. 나는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지만, 나기사는 매달 꽤 고생하는 것 같다. 나는 이불 속에서 몸을 움직여 나기사를 향해 돌아누웠다. 역시, 얼굴색도 좋지 않다……
“……오늘은 학교 안 갈래?”
내가 그렇게 말하자, 나기사는 베개 위에서 작게 고개를 저었다.
“……괜찮아. 아침까지만이야”
“그래…… 아침은 먹을 수 있을까?”
나기사는 이번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. 나기사는 항상 언니 같은 느낌이라서, 나도 가끔 의지하지만, 오늘은 내가 정신 차려야겠다고 생각한다.
“그럼, 나기사는 더 자. 내가 아침 준비할게……. 이거, 놓아줄래?”
“싫어”
내가 나기사의 팔을 살짝 만지며 말하자, 나기사는 바로 거절했다. 놓아주지 않으면 침대에서 나갈 수도 없고, 아침 준비도 못 하는데…… 하지만, 약해진 나기사에게 차갑게 대하는 것도 불쌍한 것 같다. 내가 난처해하고 있자, 나기사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.
“유노가 키스해 주면 힘이 날지도 몰라”
“응?”
나는 놀라서 이상한 소리를 내버렸다. 키, 키스라니……
“어서는~ 유노가 안 해주면 지각할지도 몰라”
나기사는 내가 그걸 할 때까지 기다리는 듯이, 입술을 오물거렸다. 복숭앗빛 통통한 입술에, 나는 시선이 끌릴 것만 같다. 나기사는 정말 예쁘기 때문에, 이렇게 가까이서 바라보면 나도 조금 두근거린다.
“안, 할 리가 없잖아. 그런 건 좋아하는 사람끼리 하는 거고……”
나는 나기사의 얼굴에서 시선을 돌리며 그렇게 말했다. 나기사는 소중한 친구지만, 친구끼리 그런 건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.
“에~ 하지만 나는 유노를 좋아하는데. 유노는 나를 싫어한다는 거야?”
“그, 그런 건 아니지만!”
나기사는 토라진 듯이 입술을 내밀며 그런 말을 한다. 나도 나기사를 좋아하지만…… 하지만, 아무리 친구로서 좋아해도, 키스는 하면 안 될 것 같다…… 내가 시선을 내리고 망설이고 있자, 나기사는 결정타를 날리듯이 말한다.
“……나한테 하는 게 싫어?”
그리고, 정말 상처받은 듯한 슬픈 표정을 짓는다. 그런 얼굴을 보면, 나는 마음이 아파진다.
나기사에게 하는 건, 전혀 싫지 않아. 나기사가 그걸로 힘이 난다면, 괜찮을지도…… 하지만, 조금 부끄럽고, 역시 친구끼리 하는 건 이상한 것 같아……
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자, 나기사는 킥킥 웃는다.
“이미, 장난인 거 티 나잖아. 유노는 귀엽구나”
나기사는 내 볼을 톡톡 두드렸다. 장난이었다는 걸 알고, 진지하게 고민한 게 부끄러워진다. 하지만, 방금보다 나기사의 얼굴색이 좋아져서, 나는 조금 안심했다.
“……나기사, 바보”
내가 볼을 부풀리며 그렇게 말하자, 나기사는 다시 웃었다.